등록 : 2007.04.19 18:29
수정 : 2007.04.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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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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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영국 남서부의 콘월 지역은 은퇴 노인들이 많이 사는 가난한 곳이다. 주력산업인 고령토 채굴이 국제경쟁에 밀려 사양산업이 된 뒤 관광업으로 근근이 먹고 사는 처지가 됐다. 런던에서 기차로 5시간이나 걸리는 외지인데다 내놓을 것이라곤 자연과 따뜻한 날씨뿐이었다. 여기서 천혜의 환경을 보전하면서 지역개발을 이루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바로 에덴 프로젝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식물원을 만들어 식물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인간과 환경,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도록 하는 이른바 ‘에듀테인먼트’ 시설이다. 2001년 문을 연 이곳은 연평균 125만명의 유료 관람객이 찾는 영국 5대 관광지로 떠올랐다.
에덴 프로젝트의 명물은 열대림을 고스란히 재현한 초대형 온실이다. 바닥 면적만 5천평에, 높이는 5로 런던탑이 송두리째 들어간다. 온실 지붕은 특수소재로 만들어 햇빛과 자외선이 그대로 통과하며 청소하지 않아도 투명도를 유지한다. 또 다른 온대식물원과 야외식물원을 합쳐 전세계 식물 5천종 100만그루 이상이 관람객을 맞는다. 최근 에덴 프로젝트는 약 1천억원을 들여 건조지대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구온난화로 더워지는 세계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고 깨닫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규용 환경부 차관이 오는 24~25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3차 아셈 환경장관회의에 참가하는 길에 에덴 프로젝트에 들른다. 환경부는 장항 개펄을 간척해 산업단지를 만드는 대신 서천군에 세계 최대의 식물원을 만들어 친환경 지역개발을 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지역사회에 연간 270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17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에덴 프로젝트가, 새만금 이후 가장 큰 간척 예정지인 장항 개펄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는 본보기가 될 수는 없을까?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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