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16 17:30
수정 : 2007.05.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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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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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세계에서 가장 상표 가치가 크다는 코카콜라. 1980년대 중반 한차례 큰 위기를 맞는다. 펩시콜라가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서 마음에 드는 콜라를 선택하게 했다. 놀랍게도 대부분 펩시였다. 펩시는 대대적인 공세를 취했고, 코카의 입지는 좁아졌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뉴코크’다. 시음 행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코카콜라는 자신있게 뉴코크를 출시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매출은 급감했고, 예전 맛을 원하는 항의가 쏟아졌다. 석 달 만에 원위치로 돌아갔다. 해답은 맛이 아니라 브랜드에 있었다.
반대 사례도 있다. 도요타가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를 내놓았을 때 미국 언론은 “맥도널드가 최고급 스테이크 요리를 내놓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비꼬았다. 그러나 도요타는 설계에서부터 철저하게 부유층의 정서와 문화를 담았고 차를 팔 때도 실적보다 신뢰를 앞세웠다. 덕분에 렉서스는 10여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고급차 반열에 올랐다.
해마다 세계 100대 브랜드를 발표하는 인터브랜드 조사를 보면 코카콜라 브랜드의 자산가치는 670억달러다. 삼성전자(161억달러), 현대차(40억달러), 엘지전자(30억달러)를 합친 것의 세 배나 된다. 아마 국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모두 합해도 코카콜라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산업정책연구원이 21개국을 대상으로 국가 브랜드 가치를 조사했다. 100달러짜리 한국 상품의 나라 이름을 바꾸면? 독일 155달러, 일본 148.7달러, 미국 148.6달러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중국은 71.2달러다. 한국 브랜드의 가치는 일본보다 중국에 가깝다. 최근 한국 경제가 약진하고 있다. 곧 선진국 대열에 오를 기세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한국산은 아직도 값싼 제품이다. 양적인 수출 증가보다는 상품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정남기 논설위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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