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6.06 17:30
수정 : 2007.06.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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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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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얼마 전 한국의 언론 자유 순위가 논란이 됐다. 정부를 비판하는 쪽은 미국 프리덤하우스의 자료를 강조하고, 정부 쪽은 프랑스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 자료를 부각시켰다. 두 가지 순위는 꽤 다르다. 2007년 프리덤하우스 자료를 보면 1위는 핀란드와 아이슬란드다. 네덜란드가 9위, 아일랜드·독일·미국은 16위, 프랑스·일본 39위, 한국 66위다. 2006년 국경없는 기자회 자료에서 1위는 핀란드·아이슬란드·네덜란드·아일랜드였다. 또 독일 23위, 한국 31위, 프랑스 35위, 일본 51위, 미국 53위다.
차이는 조사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프리덤하우스 조사는 포괄적인 반면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크다. 법률 관련 8가지 항목(30점), 정치 여건 7가지 항목(40점), 경제 여건 8가지 항목(30점)으로 평가한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50가지 항목을 조사하는데 18가지가 기자 살해, 협박, 고문 등 물리적 위험에 관한 것이다. 상당수의 항목이 예, 아니오로 답하게 돼 있어 주관이 개입할 여지는 덜하다.
그런데 순위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무엇을 위한 언론 자유냐’다. 미국 언론학자 로버트 맥체스니 교수는 권력 견제를 위한 정보 제공에서 답을 찾는다. “지식은 영원히 무지를 지배할 것이고, 제 스스로를 통치하려는 사람은 지식이 주는 힘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미국 4대 대통령 제임스 매디슨의 말을 인용하며, 권력 감시와 진실 탐구를 강조한다. 언론의 본질은 시민들에게 권력통제 능력을 부여하는 데 있다는 말이다.
그럼 한국 언론은 제대로 된 언론이고, 권력은 언론의 본질 실현을 돕고 있나? 답은 별로 긍정적이지 않다. 맥체스니 교수는 언론의 본질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이유를 사유화한 언론의 돈벌이 극대화 노력과 권력의 언론 이용 시도에서 찾는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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