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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24 17:19 수정 : 2007.07.24 17:2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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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6~9월 동안 넥타이를 매지 말 것을 제안했다. 냉방기의 온도를 28도로 설정해도 쾌적하도록 옷을 입자는 이 운동은 공모를 통해 ‘쿨 비즈’(Cool Biz)라고 이름붙여졌다. 시원한 비즈니스란 뜻이다.

넥타이는 몸으로 덥혀진 공기가 위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그래서 타이를 풀면 체감온도가 2~3도 떨어진다. 냉방기를 28도로 설정해도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넥타이는 정장의 포인트이지만, 너무 꼭 매면 안압을 올려 녹내장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뉴욕의 한 병원에서는 의사가 맨 넥타이의 절반에서 폐렴균 등 병원균이 검출돼 회진할 때 환자를 감염시킬 우려가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다른 나라들도 앞다퉈 이 운동을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해 7월 정부중앙청사 로비에서 공무원이 모델이 된 ‘쿨 비즈 패션쇼’를 여는 등 기민하게 받아들였지만 실천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 12일 서울 중심가 공공장소에서 실내 냉방온도를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조사 대상의 70%가 적정 온도인 26~28도를 지키지 않았다. 실내온도가 가장 낮은 곳은 시내버스로 평균 23.2도였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패스트푸드점도 비슷했다. 어느 시내버스의 실내온도는 17.8도였다. 바깥 기온은 30도였다. 이런 버스에 타면 춥다고 느낄 게 뻔하다. 그래선지 버스기사들이 모두 긴 상의를 입고 있었다. 대형 매장은 냉방기를 켠 채 출입문을 열어놓아 바깥 기온도 주변보다 1도 낮았다. 냉방기의 설정 온도는 22.3도로 오히려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인 18~20도에 더 가까웠다.

한여름에 추위를 피해 겉옷을 준비해야 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0위인 나라의 믿기지 않는 풍속도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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