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15 18:56
수정 : 2007.11.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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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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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탄산음료에 톡 쏘는 맛을 내고 드라이아이스를 만드는 원료이자, 호흡과 광합성의 산물이 이산화탄소(CO2)이다. 무색무취의 이 가스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탓이다.
지구 대기에서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0.03%에 지나지 않는다. 질소 78%, 산소 21%에 비하면 하찮지만 중요한 구실을 한다.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없었다면, 지구는 영하 19도의 차가운 얼음덩어리가 됐을 것이다.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 일정한 것은 아니었다. 약 5억년 전에는 지금보다 20배나 높았고 양치식물숲에 공룡이 배회하던 2억년 전에도 5배쯤 높았다. 거대한 화산활동으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생물활동 결과 탄산칼슘 형태로 침전되면서 차츰 줄어들었다.
요즘 이산화탄소가 문제인 것은, 자연에서 수억년에 걸쳐 벌어진 변화가 수백년 사이에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 속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 280ppm에서 2005년 379ppm으로 36%나 증가했다. 이런 고농도는 적어도 지난 65만년 동안 전례가 없는 것이다. 특히 이산화탄소 증가분의 20%는 지난 10년 동안 이뤄졌다. 최근 5년간 인류는 대기 속에 해마다 72억t의 이산화탄소를 화석연료 연소와 산림 벌채를 통해 쏟아부었다.
광합성을 하는 생물과 바닷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지난 15년간 사람이 내보낸 것의 절반을 자연이 처리해 줬다. 그 바람에 바닷물은 탄산을 머금어 차츰 산성화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연이 언제까지 이런 뒷감당을 묵묵히 해줄지도 불확실하다.
게다가 이산화탄소는 쉽게 분해되지 않고 대기 속에서 100년 이상 머문다. 웬만큼 방출량을 줄이지 않고는 증가 추세를 꺾기가 힘들다. 이 평범한 물질에 인류의 고민이 깊은 이유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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