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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30 18:47 수정 : 2007.12.30 18:47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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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동해안에는 거대한 정어리 떼가 몰려들었다. 절정기인 37년엔 어획량 140만t으로 세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잡은 정어리는 기름을 짜 공업원료로 썼다. 40년대 초 정어리 어군은 속절없이 사라졌다. 남획이 큰 원인이었다. 70년대 참조기, 80년대 쥐치도 비슷하게 고갈됐다.

캐나다 뉴펀들랜드는 16세기부터 북대서양 대구의 황금어장이었다. 신대륙 이주자들은 1월부터 알을 낳으러 연안에 미친 듯이 몰려드는 대구 떼 때문에 항해가 힘들 정도였다. 뱃전에서 양동이로 퍼담을 만큼 대구가 많았다. 60년대부터 대형 선단의 남획이 계속되면서 92년 어장은 붕괴됐다. 어획 금지로 3만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어장은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최근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금세기 중반 바다엔 사실상 물고기가 사라질 것”이란 충격적인 예측을 했다. 이미 전세계 수산어군의 3분의 1이 붕괴됐고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연구팀은 21세기는 양식장 말고 자연의 바다에서 생선을 잡아먹는 마지막 세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획에 더해 기후변화도 바다를 위협한다. 유엔의 최근 연구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이대로 늘어나면 금세기 중반엔 전세계 산호초의 98%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다는 해마다 인간이 내보내는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을 묵묵히 흡수했다. 그 결과 탄산이 늘어나면서 바다의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산성 바닷물에서는 산호나 조개껍질 등을 이루는 탄산염이 녹는다.

대규모 기름유출도 여전하다. 지난해 전세계 유조선이 유출한 기름은 1만3천t, 허베이 스피리트호는 단번에 그만한 양을 유출했다.

새해를 맞으러 우리는 바다로 간다. 그러나 머잖아 우리 후손은 생명이 사라진 텅 빈 바다를 바라보게 될지 모른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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