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2.24 19:26 수정 : 2008.02.24 19:26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유레카

청량음료의 톡 쏘는 맛은 이산화탄소가 낸다. 아이들에게 청량음료가 좋지 않은 까닭은 설탕이 많이 들어 있을 뿐 아니라 산성을 띠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탄산이 되면 약산성을 띤다.

바다는 인류가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숲에 불을 질러 공기 속에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절반 가량을 흡수했다. 지금도 인위적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은 바다가 종착지이다. 그 바람에 바다의 산성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30%나 높아졌다. 이대로라면 금세기 말까지 바다의 산성도는 지금보다 150%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다에는 생물의 뼈대나 껍질을 이루는 탄산칼슘 성분이 포화상태로 녹아 있다. 바닷물의 산성도가 높아지면 화학적 평형이 깨져 탄산칼슘이 포화상태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바다 생물의 껍질을 구성하는 탄산칼슘이 바닷물 속으로 녹아내리는 사태가 벌어진다. 또 생물들은 껍질과 뼈대를 만드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들여야 한다. 산호 역시 태풍이나 저인망 어선 때문에 입은 피해를 복원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 이런 비상사태는 산호, 조개, 굴, 게, 성게 등은 물론이고 플랑크톤에게도 벌어진다. 바다 먹이사슬이 밑바닥부터 흔들리는 것이다.

바다 산성화는 극지방과 심해에서 먼저 나타난다. 찬물일수록 이산화탄소가 더 잘 녹고, 이미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3일 ‘죽은 바다에서’란 긴급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2050년이면 남극해에서 탄산칼슘 부족 사태가 나타나기 시작해 2100년에는 북 태평양에도 바다 산성화로 말미암은 생태계 교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남극에선 식물플랑크톤의 골격이 부실해진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는 바닷물의 화학조성을 바꾼다. 그 영향은 인류의 식탁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바다의 식물플랑크톤은 지구의 주요 산소공급원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유레카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