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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16 18:09 수정 : 2008.04.16 19:13

정영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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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몇몇 나라와 아이티·인도네시아·필리핀에서 식량 폭동이 일어났으며, 37개국이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 생존에 필요한 것을 얻지 못할 때 인간은 폭력적으로 변한다. 아이티는 폭동으로 정부가 와해됐으며, 식량 위기가 전쟁을 부를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세계은행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기아국에 긴급자금을 지원하고 농업대출 펀드를 조성하는 ‘신뉴딜정책’을 승인했다. 대공황기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모순을 대규모 공공투자 같은 수요 창출로 해결하려 한 것이 뉴딜정책이다. 엥겔계수가 80에 가까운 빈국들은 개방으로 농업 기반이 허물어진데다 수출국들의 보호주의적 조처로 사활을 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짜 뉴딜이 필요한데 신뉴딜은 이름만 따온 듯하다.

식량 사정은 중국·인도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기상이변으로 생산은 줄어 20여년 만에 최악이 됐다. 여기에 고유가로 식량 생산이 바이오 연료 쪽으로 옮겨간 것이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빵과 휘발유를 대체재로 만들었다. 밀을 사람에게 먹일 건가, 자동차에 넣을 건가 선택해야 한다. 100ℓ들이 자동차 연료 탱크를 채우려면 에탄올 생산자는 밀 4분의 1t을 빻아야 한다. 빵 460㎏을 구울 수 있는 양으로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기에 충분하다. 그러니까 부자들의 자동차가 궁극적으로 빈자들의 빵을 먹어치우고 있으며, 이것이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의 새로운 충돌을 요약하고 있다고 워싱턴 지구정책연구소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말한다. 세계의 8억 자동차 소유자와 20억 빈자가 갈등하는 무대가 설정되어 있는 셈이다.

휘발유값이 오피넷에 공개되면서 싼 기름을 넣으려고 발품을 팔고 있다. 배고픈 남반구를 생각해 주유구를 열지 않으면 더 좋을 것이다. 국제유가는 또 천장을 쳤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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