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8.07 20:09 수정 : 2008.08.07 20:09

권태선 논설위원

유레카

2008년 8월8일 저녁 8시(한국시각 9시) 베이징 올림픽의 막이 오른다. 이 세계의 제전을 위해 중국은 올림픽 역사상 유례가 없는 350억달러라는 거금을 쏟아 부었다. 9만명이 들어가는 기념비적 규모의 주경기장을 비롯한 새로운 조형물 건설과 녹색 올림픽 약속을 이행하느라 심은 수많은 나무들로 베이징의 면모는 일신됐다. 악명 높은 대기오염을 개선한다며 인공강우도 마다지 않았다. 이제 날씨만 도와준다면 외형적으론 사상 최고의 올림픽으로 기록될 것임이 분명하다.

사상 최고의 올림픽을 통해 중국이 보여주고 싶은 것은 거인의 부활이다. 1840년 아편전쟁을 시작으로 중국은 100여년 열강의 침탈에 시달렸다. 제국주의 세력과 부패 군벌을 몰아내고 그 치욕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은 마오쩌둥의 중국은 문화대혁명으로 많은 중국인들에게 깊은 상흔을 남겼다. 이런 역사적 경험 때문에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10% 가까운 압축성장으로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 됐음에도 중국 민족주의에선 저항적 색채가 묻어난다. 지난 4월 성화봉송 과정에서 나타났던 까르푸 불매운동 등 애국주의 광풍이 단적인 예다.

이제 중국과 중국 민족주의는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부활한 거인은 치욕의 기억을 약소국에 대한 이해와 연대의 원천으로 활용하는 성숙한 나라를 지향할지, 아니면 그 기억을 지운 채 질주하는 또 하나의 패권국을 추구할지 선택해야 한다. 동북공정이나 티베트·신장 등 소수민족 정책, 그리고 자원 외교란 이름으로 미얀마나 수단 등 억압적 정권과 맺고 있는 관계 등은 후자의 우려를 자극한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의 슬로건인 ‘하나의 꿈 하나의 세계’가 경제적·지역적 불균형으로 꿈조차 불균형할 수밖에 없는 세계, 그리고 중국 내부의 간극 극복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전자의 가능성이 열린다. 중국의 선택은 무엇일까.

권태선 논설위원 kwonts@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유레카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