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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1.10 20:58 수정 : 2008.11.10 20:58

함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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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부팅이라는 말은 영어 단어 ‘부트스트랩’(Bootstrap)에서 왔다. 부트스트랩은 가죽 부츠 뒤쪽에 꿰매 넣은 가죽 손잡이다. 1800년대 미국에서 부트스트랩이 나오기 전까지 가죽 부츠는 목이 길어 신거나 벗기 불편했다. 요즘 이 단어는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어떻게든 혼자서 뭔가를 이룰 때 쓰는 영어 표현에 자주 등장한다.

컴퓨터 부팅도 스스로 진행되는 가동 과정이란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컴퓨터 주회로기판(메인보드)에는 전원이 들어가면 가장 먼저 작동하는 ‘바이오스 롬’이란 칩이 있다. 이 칩은 컴퓨터를 잠에서 깨우듯이 여러 내부 부품, 장치들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상태를 점검해 컴퓨터를 가동 가능 상태로 만들어 준다. 초기화가 끝나면 다시 하드디스크에 저장돼 있는 부트 영역을 가동시켜 중앙처리장치를 부른다. 신호를 받은 중앙처리장치는 운영체제를 열심히 돌려 우리에게 익숙한 컴퓨터 초기화면을 띄워주게 된다. 우리가 컴퓨터를 켤 때마다 지루하게 만나는 이 과정을 부팅이라고 한다. 기술이 발전해 부팅 시간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아직 2~3분은 기본이다.

최근 ‘부팅을 없앤 컴퓨터가 곧 등장할 것’이란 기사들이 나왔지만,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아직은 별도의 메모리 칩 안에 다른 운영체제를 깔고 웹브라우저, 사진 뷰어 등 많이 쓰는 프로그램을 따로 넣어둔 정도이기 때문이다. 즉 컴퓨터 전체를 부팅하지 않고도, 휴대전화기나 엠피3플레이어처럼 전원을 켜면 몇몇 프로그램만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리눅스(운영체제)와 파이어폭스(웹브라우저) 등 모두 ‘오픈 소스’를 사용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 다른 회사들이 개발한 기술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부팅 속도에 짜증을 내는 소비자들의 성화를 보면서도 아직 뾰족한 답이 없다. 또다른 독점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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