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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06 20:59 수정 : 2009.01.07 00:35

정남구 기자

유레카

2001년 9·11 테러로 휴장한 미국 증권거래소가 재개장하기 하루 전날, <시비에스>(CBS)는 ‘60분’이란 프로그램에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잭 웰치 지이(GE) 회장을 초대했다. 진행자는 사전 모임에서 ‘월요일 시장이 어떻게 될지, 당신들은 주식을 팔 건지 살 건지’ 묻겠다고 미리 출연자들에게 귀띔했다.

버핏은 “한 주도 팔지 않을 것이며 가격이 충분히 내려가면 더 사겠다”고 했다. 웰치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로 남아 있는 만큼 그냥 갖고 있겠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루빈은 “주식시장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연준이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공직자는 경박한 시장논평을 피해야 진정 신뢰가 필요할 때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나중에 자서전에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퇴직자 신분임에도 그랬다.

루빈은 1990년대의 주가 상승을 클린턴 행정부의 공로로 선전하는 데도 단호히 반대했다. 주가는 지나치게 오르거나 지나치게 떨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그는 “행정부가 경제문제에 대해 일반적으로 양식이 있다고 국민의 눈에 비치지 않으면 신뢰가 떨어진다”며 “신뢰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통령의 행동과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장기 호황의 공로자 가운데 하나였으며, 그토록 신중했던 그도 “내 신뢰도는 상당한 실수와 부주의한 말 때문에 끊임없이 위험에 처했다”고 고백했다.

청와대가 ‘비상경제정부 체제’를 선포했다. 전쟁 상황처럼 대응하기 위해 청와대 ‘지하 벙커’에 ‘비상경제대책회의’ 상황실을 꾸린다고 한다. 긴장하고 의지를 다잡는 것까지 탓할 건 아니나, 누가 우리 경제를 폭격하고 있다는 것인지부터 설명해야 순서가 맞지 않나 싶다. 참으로 가볍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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