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2.05 21:39
수정 : 2009.02.0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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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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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12일은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탄생 200돌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기념하고자 미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벌어진다. 링컨의 고향인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열리는 탄생 200주년 축하연회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노예해방을 통해 자신이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오를 수 있는 길을 열어준 링컨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다.
1864년 재선에 성공한 링컨이 자필로 쓴 승리의 연설문도 12일 경매에 들어간다. 4일부터 일반에 공개된 이 연설문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로 민주주의의 요체를 밝혔던 저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 못지않은 명연설로 평가된다. 그의 연설은 그저 승리를 기뻐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승리의 순간에 “정부가 너무 강해서 국민의 자유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되새길 정도로 민주주의에 대한 투철한 신념을 드러냈다.
사실 당시 링컨의 재선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남북전쟁에서 북군이 승리한 결정적 계기로 알려진 게티즈버그 전투 이후에도 북군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남북전쟁 기간에 모두 60만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선거 막바지에 전투가 더 치열해져 단 6주 동안에 7만명에 가까운 북군 병사들이 숨졌다. 곳곳에서 반전시위가 이어졌고 노예제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됐다. 링컨 자신조차 패배를 염두에 두고 새 당선자에 협력을 다짐하는 글을 넣어 봉인한 봉투에 전 각료의 서명을 받아 보관해둘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선거에 참여한 25개 주 가운데 22개 주에서 이겼다. 그리고 그의 승리의 제일성은 화해와 통합의 촉구였다. “우리에겐 전부는 아니라 할지라도 함께 공유하는 믿음이 있다. 이제 함께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단결하자.” 우리에게도 화해와 통합을 이끌 링컨형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권태선 논설위원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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