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4.22 21:46
수정 : 2009.04.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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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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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1791년 프랑스의 귀족 드 시브라크는 두 바퀴로 움직이는 이상한 기계를 발명했다. 나무 바퀴 두 개를 나란히 이어붙이고 그 위 나무판에 사람이 올라탄 뒤 발로 밀어 달리게 하는 장치였다. 이 기계는 프랑스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빠르게 운반하다는 뜻의 ‘셀레리페르’란 이름으로 불리면서 인기 있는 놀이기구로 발전했다. 역사상 최초의 자전거였다. 하지만 핸들과 페달이 없어 방향 전환도 쉽지 않았다.
핸들을 이용해 방향 전환을 가능하게 한 자전거는 1817년 독일인 폰 드라이스에 의해 발명된 ‘드라이지네’다. 나아가 페달이 달린 현대적인 자전거의 원형을 만든 사람은 프랑스의 피에르 미쇼다. 그는 나무 대신 철제 장비를 사용했고, 1860년대 자신의 자전거에 ‘벨로시페드’(Velocipede)란 이름을 붙여 대량생산에 나섰다. 현대적인 자전거의 원형이 완성된 셈이다. 하지만 인기를 끌었던 벨로시페드는 1869년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자취를 감춘다. 이후 자전거의 역사는 영국으로 넘어간다. 옛 사진에 흔히 등장하는 앞바퀴가 크고 뒷바퀴는 작은 ‘오디너리’ 자전거가 등장하고 고무 타이어를 사용하게 되면서 획기적으로 기능 개선이 이뤄졌다.
자전거의 역사는 무려 200년이 넘는다. 우리도 구한말 때 도입돼 역사가 100년을 넘었다. 그러나 수송 분담률은 아직 1.2%에 불과하다. 전용도로가 없어 불편할 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한, 전형적인 자전거 후진국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전거 타기를 강조하면서 자전거 열풍이 불고 있다. 정부는 2012년까지 4대강을 따라 2000㎞의 자전거 길을 만들고 서울시도 출퇴근을 위해 200㎞의 자전거 길을 만들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10년, 20년 전에도 비슷한 구상이 여러 차례 있었다. 이번에는 용두사미로 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남기 논설위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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