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6.15 20:35
수정 : 2009.06.1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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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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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전기의 존재를 처음 알린 것은 전류를 발산하는 물고기다. 기원전 2750년 고대 이집트 기록을 보면 ‘나일강의 벼락’이란 물고기가 언급돼 있다. 당시 사람들은 이들을 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겼다. 고대 그리스, 로마, 아랍 등에서는 전기를 환자 치료 수단으로 사용했다. 두통이나 통풍 환자에게 메기 등을 만지게 함으로써 병이 사라질 수 있다고 믿었다.
인공적인 전기의 탄생은 보석인 호박을 문지르면서 생기는 정전기였다. 전기(electricity)라는 말이 그리스어로 호박을 뜻하는 ‘일렉트론’(elektron)에서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호박을 문지르면 깃털을 끌어당기는 힘이 생기는 것을 알아냈고, 그 신기한 힘에 호박의 이름을 사용했다. 최초의 근대적인 발전기를 고안해낸 사람은 영국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였다. 그는 전기와 자기가 회전운동을 일으킬 수 있다면 거꾸로 물체의 운동을 이용해 전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말굽자석 사이에 금속 원판을 넣어 돌리는 방식의 발전기였다.
전기의 보편화는 전신의 탄생을 가져왔다. 패러데이가 전자기 논문을 내놓은 10년 뒤인 1844년 새뮤얼 모스가 전신을 발명했고, 30여년 뒤 전화가 나왔다. 전기가 통신혁명을 이룬 셈이다. 이후 전기는 가로등·지하철 등으로 급속하게 확산된다. 이제 인간은 전기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경제성장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유지해온 값싼 전기요금 체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최근 국제 원유값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자 정부가 요금을 올려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에너지 효율이 낮거나 에너지 소비가 많은 가전제품에는 별도 소비세도 붙게 된다. 에너지 절약이란 취지는 좋지만 서민들의 생활은 그만큼 더 팍팍해질 듯하다.
정남기 논설위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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