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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7.16 18:26 수정 : 2009.07.16 18:26

함석진 기자

미국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포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 팬을 거느린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올리는 콘텐츠는 영상으로 만든 전자제품 사용기다. 기업들은 새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그의 눈치를 살핀다. 그의 가차없는 입담과 손길 앞에선 복잡한 첨단기술도 금세 숨겨진 상술로 드러난다. 사용자들에게 필요도 없는 이런저런 치장 기술로 값을 올리려던 기업들은 머쓱해진다.

아무리 부지런한 전문가라지만 컴퓨터, 카메라, 엠피3플레이어에서 전자피아노까지 날마다 쏟아져나오는 제품들을 꼼꼼하게 사용해보고 일주일에 한 번씩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비결이 뭘까? 트위터(twitter)다. 그와 연결된 트위터 팔로어(follower)는 60만명이 넘는다. 그가 “이 제품을 다음주에 다루려고 합니다. 써본 사람 의견 주세요”라고 글을 올린다면 그 결과는? 그는 “우주 생명체를 찾기 위해 전세계 컴퓨터가 연결돼 돌아가는 세티 프로젝트를 연상했다. 그 고귀한 집단지성의 힘에 경의를 표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트위터 열기는 이미 한국에 상륙했다. 정치인들까지 그 매력에 흠뻑 빠진 모습이다. “국회가 산회를 했는데 저희도 한나라당도 회의장을 못 나가고 있습니다. 양당이 한곳에서 의총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듯합니다. 죄송합니다.”(민주당 최문순 의원) “방금 강기갑 대표께서 전화로 알려주시네요. 국회 본회의장에 눌러앉았다고 합니다.”(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요즘 한국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선 ‘블로거 시국선언’도 번지고 있다. 특정 태그(해시 태그)를 붙여 글을 올리면 시국선언 명단에 자동으로 등록되는 방식이다. 웹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그 방향은 권력이 해체되는 ‘나눔과 공유’의 방식이다. 그 순결한 ‘집단성’은 규제나 제도로 다스릴 수 없는 영역이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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