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10.11 18:04 수정 : 2009.10.11 18:04

정석구 선임논설위원

미국 하버드대학에 공공정책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공공정책대학원이 설립된 것은 대공황이 진행중이던 1936년이었다. 하버드대 동문이었던 루셔스 리타워(Lucius N. Littauer)가 공공정책 분야의 차세대 전문 지도자 양성을 위해 개인으로는 당시 최대인 200만달러를 기부함으로써 출범했다. 1966년 케네디 스쿨로 이름을 바꾼 이 대학원은 70여년 동안 공공, 민간, 비영리 분야에서 137개국 2만7000여명의 세계적인 지도자를 길러냈다.

우리나라에서 케네디 스쿨을 본떠 만든 게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KDI 스쿨)이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월 개원한 케이디아이 스쿨은 공공 및 민간 분야를 이끌 차세대 지도자 양성 기관으로 출발했다. 케네디 스쿨처럼 현실문제와 정책이슈 중심의 실무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함으로써 현장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전문가를 길러내는 데 많은 기여를 해 왔다. 모든 과목을 100% 영어로 강의하고, 중국·베트남 등 79개국 600여명의 학생들이 이 대학원을 거쳐 가는 등 점차 국제화돼 가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지난 7월 갑자기 케이디아이 스쿨에 개설돼 있던 경영학 박사 과정과 경영학 석사(MBA) 3개 과정을 폐지해 버렸다. 엠비에이 과정은 국내 순위에서 수위를 다툴 정도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엠비에이 과정 폐지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며 그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고 청문회 개최를 제안했다. 정부는 케이디아이 스쿨의 본래 설립 취지에 맞게 ‘정책’대학원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엠비에이 과정을 폐지했다고 말하지만, 경쟁 대학의 로비와 정권의 눈 밖에 난 대학원 일부 교수들 때문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김대중 정부 때 출범한 케이디아이 스쿨도 이명박 정부의 ‘과거 정부 지우기’에 희생되는 것인가.

정석구 선임논설위원 twin86@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유레카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