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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1.18 18:38 수정 : 2009.11.18 18:38

정남기 논설위원

크루즈 여행은 비수기에 놀리는 선박을 어떻게든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독일 함부르크-아메리카해운은 겨울철 손님이 없던 미주 왕복 북대서양 노선 여객선 처리를 고민하다가 1891년 1월 따뜻한 지중해와 아시아를 운항하는 새 여행상품을 내놨다. 중간 기착지마다 짧은 현지 여행도 가미했다.

아우구스타 빅토리아호의 첫 크루즈 운항은 대성공이었다. 이후 크루즈 여행은 유행처럼 번졌고, 선박 규모도 점차 커졌다. 하지만 일반 여객선으로는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를 맞출 수가 없었다. 1900년에는 최초의 크루즈 전용선 프린체신 빅토리아루이제(Prinzessin Victoria Luise)가 건조됐다. 크루즈 여행은 해운업계의 블루오션이었던 셈이다.

12년 뒤인 1912년에는 4만6000t 규모의 초대형 크루즈선 타이태닉호가 첫 운항에 나섰다가 침몰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타이태닉은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뉴욕으로 운항을 하다가 빙산에 부딪혀 사망자만 1513명에 이르는 대참사를 냈다. 이후 크루즈 여행은 30년대와 50년대에 번성하다가 항공산업의 발달로 60년대 들어 급감한다.

요즘 국내에서 때아닌 크루즈 바람이 불고 있다. 부산과 인천은 동아시아 크루즈 여행의 모항 구실을 하겠다고 나섰다. 조선업계에선 에스티엑스유럽이 22만t급 세계 최대 크루즈선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를 건조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이 3년 안에 크루즈선을 수주하겠다고 공언했다. 크루즈 이상 열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술 더 떴다. 여의도에서 한강과 경인운하를 거쳐 서해를 오가는 한강 크루즈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멀쩡한 한강 다리를 뜯어고쳐 5000t급 크루즈선을 띄운다고 한다. 꿈이야 자유지만 현실성 없는 사업에 막대한 시 예산을 쏟아부어도 되는지 궁금하다. 임기를 불과 6개월 남겨놓은 시장이 말이다.

정남기 논설위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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