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12.08 18:37
수정 : 2009.12.08 18:37
|
정석구 선임논설위원
|
세계적 록밴드 비틀스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가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총회에 맞춰 ‘일주일에 하루는 채식주의자가 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세계 지도자들이 지속가능한 식량정책을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핵심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주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작한 유럽순회공연에서도 ‘고기 없는 월요일’(Meet-free Monday)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육식의 주 대상인 소나 양들이 되새김질을 하면서 내뿜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메탄은 지구 온실효과에 20% 정도의 기여를 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소나 양 등 가축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전세계에서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메탄 양의 4분의 1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대기 중 메탄의 지구온난화 효과는 이산화탄소의 21배가 되고, 대류권에서 화학반응에 의해 없어지기까지 무려 8.4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고기를 덜 먹음으로써 메탄을 발생시키는 소나 양의 개체수를 줄이려 하기보다 가축의 트림 속에 함유된 메탄 양을 감소시키는 연구에 더 골몰하는 듯하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연구진들은 지난 5월 소 사료 성분을 적정 비율로 배합하면 메탄 발생량을 25%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과학자들도 지난 3월 소 사료에 2%의 어유를 섞으면 메탄가스가 약 21%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최근에는 오스트레일리아 과학자들이 200마리의 양을 대상으로 어떤 요인들에 의해 메탄 발생량이 차이가 나는지를 실험중이다.
간단히 안 먹으면 될 것을 굳이 메탄 발생이 적은 가축을 만들려고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과학자들을 보면 매카트니는 무슨 생각을 할까.
정석구 선임논설위원
twin86@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