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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10 18:12 수정 : 2009.12.10 22:50

정남기 논설위원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처럼 배포가 큰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살펴보면 그에 못지않은 대담한 사기 행각들이 많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에펠탑 사기매각이다. 1925년 프랑스 고철업체들은 정부로부터 비밀스런 공문을 받는다. 에펠탑 관리비가 계속 불어나 철거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파격적인 조건이 제시됐고, 에펠탑은 100만프랑에 낙찰됐다. 그러나 회사 쪽은 의심이 들었다. 왜 비밀리에 작업을 할까? 그때 체신부 차관을 사칭한 사기꾼 빅토르 루스티크는 아내가 모피코트를 갖고 싶어 한다는 말을 꺼냈다. 뇌물을 바라는 것처럼. 이 말에 속아 회사는 계약금 25만프랑에다 뇌물까지 건네주고 계약을 마쳤다. 모든 것은 거짓말이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에펠탑을 여러 차례 팔아먹었다.

비슷한 시기 미국에선 ‘옐로 키드’라고 불리는 희대의 사기꾼 조지프 베일이 있었다. 그는 인디애나주의 한 은행이 이사 간다는 기사를 읽고, 그 건물을 임차해 진짜 은행처럼 꾸몄다. 그런 다음 부자들을 데려가 가짜 은행장을 만나게 한 뒤 거액의 예금을 하게 했다. 돈은 고스란히 그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그가 평생 사기로 챙긴 돈은 800만달러에 달했다. 그는 나중에 이런 말을 남겼다.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모두 도둑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대가 없이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비싼 값을 치르게 했다.”

검찰이 테마파크를 만든다고 속여 투자자 7000여명에게 3000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한 부동산 컨설팅업체 임직원들을 대거 구속했다. 유명 백화점에서 투자유치대회를 열고 부동산 개발 펀드를 조성하는 등 10년 동안 공개적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큰돈을 쉽게 벌겠다는 허황된 욕망이 존재하는 한 이런 사건은 계속되는 것일까?

정남기 논설위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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