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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14 18:59 수정 : 2009.12.14 18:59

함석진 기자

화학원소 중에 인듐이란 것이 있다. 중국과 미국 일부 광산에서만 채굴되는 희귀 자원이다. 인듐은 워낙 안정적인 원소여서 쓰임새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 인듐을 산화시키고 다시 주석과 결합시키면 인듐주석산화물(ITO)이란 요긴한 물질이 탄생한다. 유리 같은 딱딱한 물질에 잘 달라붙거나 적시는 인듐의 독특한 성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얇게 펴면 투명해지고 전기도 잘 통한다. 표면은 아주 매끄럽고 단단해진다. 이 물질의 장점을 이용해 큰 재미를 본 업체가 애플이다. 최근 요란스럽게 한국에 상륙한 아이폰 터치스크린에 이 물질이 입혀진다.

터치스크린 기술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외부 압력을 감지해 작동하는 감압식과 표면의 전기적 흐름 변화에 의해 작동되는 정전식이다. 정전식에 인듐주석산화물이 쓰인다. 스크린에 손가락을 대면 표면에 흐르는 일부 전자가 손가락을 통해 빠져나간다. 전자의 양이 줄어들면 전류 세기의 변화가 생기고 이를 센서가 감지하는 방식이다.

감압식은 딱딱한 유리를 사용하지 못해 표면이 약하고 잘 긁힌다는 단점이 있지만 정확도가 높다. 정전식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장갑 낀 손이나 일반 펜으로는 작동되지 않지만, 살짝 손을 대기만 해도 부드럽게 작동된다. 삼성전자 옴니아 등 국내 스마트폰 제품들은 대부분 감압식이지만, 애플을 겨냥해 내년 이후 나오는 제품들엔 정전식이 대거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인듐주석산화물을 만드는 소재기술은 일본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희소 금속을 가공한 소재 부문은 이미 우리나라 대일 무역적자의 19%(2008년 말 22억달러)를 차지한다. 또 전세계 인듐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중국은 수출을 통제하면서 자원을 무기화하기 시작했다. 인듐 가격은 5년 사이 3.5배나 올랐다. 희소 금속 하나도 경제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세상이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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