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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2.17 18:20 수정 : 2010.02.17 18:20

신기섭 논설위원

충격적인 중학교 졸업식 뒤풀이가 알려지면서 학교폭력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많은 어른은 중학생이 언제부터 이렇게 폭력에 물들었나 싶을지 모르지만, 학교폭력이 고등학교보다 중학교에서 더 심하다는 건 1990년대 후반부터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학생들이 왜 이리 일찍 폭력에 물들까?

충남대 김영순씨의 2007년 석사학위 논문 ‘청소년의 학교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는 중학생 777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존 연구들과 비교했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가해 집단과 피해 집단이 뚜렷이 나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폭력에 시달린 학생이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학교폭력은 ‘불량 학생’이 ‘선량한 학생’을 괴롭히는 것이라기보다 폭력에 물든 학생들끼리의 충돌인 셈이다.

폭력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은 흔히 짐작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해 학생의 경우 부모와 교사의 폭력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피해 학생의 경우는 부모의 폭력과 좋지 않은 교우관계가 가장 두드러졌다. 성적이 좋지 않고 자신감이 없는 학생들이 폭력에 순응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충북대 김미영씨의 2006년 석사 논문 ‘학교체계가 중학생의 학교폭력에 미치는 영향’은 학교 환경과 폭력의 상관관계에 집중했다.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의 특징으로는, 교사의 폭력에 많이 시달리고 친구들과 결속력이 강하며 비행을 저지르는 학생들과 접촉이 잦다는 점이 꼽혔다. 피해자들 또한 교사의 폭력에 시달리고 친구들과 결속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연구들을 종합할 때 학교폭력은 어른의 문제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부모와 교사가 학생들을 때리지 않는 게 학교폭력을 줄이는 일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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