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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11 22:22 수정 : 2010.03.11 22:22

정석구 선임논설위원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NIC)는 2008년 4월 <파괴적 민간 기술>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2025년까지 미국 국익에 영향을 줄 만한 6개 기술’이란 부제가 붙은 이 보고서는, 2009년 1월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가 읽어야 할 주요 문건 목록에 들어 있었다고 한다. ‘파괴적 기술’이란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혁신적 기술을 말한다.

보고서는 여섯 가지 기술로 생물의 노화와 관련한 기술을 비롯해 에너지 저장 기술, 바이오연료 관련 기술, 청정석탄 기술, 서비스로봇 기술, 인간과 사물의 연계성을 높이는 정보 기술을 선정했다. 그 가운데 생물노화기술에 가장 주목했다.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분석해 인간의 수명을 늘리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만든다면 미국의 국가 경쟁력에 현저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노화방지 기술이 실용화하면 우선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16%에 이르는 보건 관련 예산을 삭감해 이를 다른 분야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제발전 과정을 밟아나갈 수 있다. 늙었지만 건강한 인력은 높은 생산성을 갖기 때문에 군대 전투력이나 국가 경쟁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사이의 불평등, 젊은이들과 노인층 간의 세대 갈등 등 여러 문화적 충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UCSD)의 이준희 연구원이 최근 노랑초파리에서 노화를 조절하는 ‘세스트린’이란 단백질을 찾아냈다고 한다. 사람에게 적용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인간의 ‘평균수명 100살’도 꿈만은 아닌 것 같다. 그 꿈의 실현이 인간에게 행일지 불행일지 모르겠지만.

정석구 선임논설위원 twin8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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