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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29 18:18 수정 : 2010.03.29 18:18

권태선 논설위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주 경기도 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자 민주당이 ‘유시민 필패론’을 펴며 후보단일화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유 전 장관은 열성적 지지층을 갖곤 있지만 강렬한 거부층도 있기 때문에 표의 확장력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유 전 장관은 이런 지적에 대해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주는 적극 지지층은 표를 팽창시킬 수 있는 힘이라고 반박한다.

이런 논쟁을 보고 있으면 사회적 자본의 구실에 대한 로버트 퍼트넘의 분석을 떠올리게 된다. 퍼트넘은 <혼자 볼링하기>라는 책에서 사회적 자본을 결속형 자본과 교량(연계)형 자본으로 구분했다. 그는 결속형은 동질적인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 관계가 깊어지고 신뢰가 쌓임으로써 생기는 반면, 교량형은 이질적인 사회적 그룹 안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의 수가 많아짐으로써 생성된다고 보았다.

결속형 자본은 폐쇄성이 강하고 교량형 자본은 포용성이 큰 편이다. 따라서 결속형은 내부 충성도가 높은 장점이 있지만 외부인을 배제하고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위험성도 내포한다. 한편 성가대나 볼링클럽 같은 곳에서 생기는 교량형은 느슨하지만 다양한 사람을 포괄하는 장점이 있다. 퍼트넘은 이런 교량형 자본이 많은 사회일수록 건강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란 책을 쓴 클레이 셔키는 이를 정치현상 설명에 활용했다. 2003년 미국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젊은층의 열성적 지지로 돌풍을 일으켰던 하워드 딘이 실패한 이유를 결속형 자본의 한계로 설명한 것이다. 딘의 지지층은 강한 응집력은 있었지만, 자신들의 믿음을 다른 층으로 확산할 수 있는 교량형 자본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유 전 장관이 필패론을 넘어설 수 있을지 여부는 바로 교량형 자본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태선 논설위원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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