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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30 18:55 수정 : 2010.03.30 20:58

신기섭 논설위원





천안함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 많은 군인들이 빠져나오지 못했을까? 온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다. 군함 속 생활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는 탓에 궁금증은 더 크다. 몇편의 관련 논문을 통해 그들의 힘든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다.

경희대 경영대학원의 정성씨가 2006년에 쓴 석사논문 ‘해군 초계함 함장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보면, 천안함 같은 초계함의 인원 구성은 대략 이렇다. 전체 승조원 가운데 장교 9%, 하사부터 상사·원사까지의 부사관 55%, 일반 병 36%이고, 점차 부사관의 비중이 늘고 있다. 인원도 적고 경험도 짧은 장교들이 함장을 실질적으로 보좌하기 벅찬 일이 많아 전문 기술과 경험을 쌓은 부사관들이 핵심 구실을 한다고 논문은 쓰고 있다. 상사나 원사가 장비의 정비·운용 책임자가 되고, 중사 이하는 정비·운용 요원으로 일한다.

“부대의 전통과 뿌리를 유지한다”는 부사관들은 어떤 이들일까? 한중대 경영·행정대학원 박문식씨의 2005년 석사논문 ‘해군 전투함 승조원의 직무스트레스에 관한 연구’에 좀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다. 한 함대사령부 소속 부사관 287명을 조사한 결과, 나이는 20대가 59.9%로 가장 많고 30대 32.4%, 40대 이상 7.7%였다. 근속기간은 4년 이하 36.9%, 5~8년 18.1%, 9~17년 35.5%, 18년 이상 9.4%였다. 교육 정도는 79.1%가 고졸이고, 전문대 졸 18.5%, 대졸 2.4%였다. 이들은 답답하고 좁은 군함에서 단조로움과 싸우며 24시간 작전을 수행한다. 잦은 출동,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것 등으로 힘들어하지만 스트레스를 당연시하며 버틴다고 한다.

안타까운 이번 천안함 사고가 보이지 않는 데서 고생하는 군인들을 기억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일 것이다.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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