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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6.23 18:20 수정 : 2010.06.23 18:20

신기섭 논설위원

백두산 화산이 4~5년 뒤 크게 분출할지 모른다는 중국 학자들의 예측이 최근 국내에 알려졌다. 부쩍 잦아진 지진이나 화산가스 분출 등을 근거로 나온 예측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예측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의문이다. 백두산 화산이 과거 언제 대폭발을 일으켰는지도 속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한 게 학계의 실정이기 때문이다.

좌용주 경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등이 2003년에 발표한 논문 ‘백두산의 화산분출 연대에 대한 연구’를 보면, 여러 학자가 백두산의 암석이나 목탄 등에 대해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을 했으나 결과의 편차가 꽤 크다. 좌 교수팀이 목탄과 나무 시료를 측정한 결과로는 대폭발 시기가 760~960년 사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는 시기를 대체로 850년부터 1000년 사이로 보는 중국 학자 등의 선행 연구와 비슷한 결과다.

하지만 대폭발 시기를 이보다 뒤로 잡는 학자들도 있다. 류뤄신 등 3명의 중국 학자는 1996년 제30차 세계지리학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천지 화산 연구’에서 백두산이 1215년께 크게 폭발했고 이어 1668년에서 1702년 사이에 중간 규모의 폭발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마치다 히로시 등 일본 학자 3명은 1990년에 발표한 논문 ‘천지 화산 분출과 분출의 환경적 영향’에서 화산 분출 시기로 915~1330년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런 제각각의 연구 결과는 백두산 화산이 정확히 언제 폭발했는지 알아내는 게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정확한 분석이 어려운 이유로는, 연구자들이 북한 쪽에 접근하기 어렵고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백두산 화산 분출에 대비하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인간의 분석·예측이 변변치 못하다는 점 또한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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