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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8.23 18:37 수정 : 2010.08.23 18:37

정남기 논설위원

도장에는 새(璽)와 인(印)이 있다. 새는 황제의 도장, 인은 신하나 백성의 도장이다. 처음에는 구분이 없었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뒤 황제만 국새나 옥새라는 명칭을 쓰도록 했다. 신하나 백성들은 인이나 장(章)이란 명칭을 썼다. 물론 새라는 명칭도 당나라를 거치면서 보(寶)와 함께 혼용돼 쓰였다. 황제의 도장에는 새와 보 두 가지가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증보문헌비고>에 부여 예왕이 ‘예왕지인’을 썼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 때는 중국 황제가 내려준 국새를 받아 썼다. 그래서 새나 보란 말을 쓰지 못하고 ‘고려국왕지인’이라고 했다. 조선도 마찬가지다. 태조는 고려 국새를 명나라에 반납하고 새것을 요청했지만 태종 때 가서야 ‘조선국왕지인’이란 황금 국새를 하사받았다. 병자호란 이후에는 청나라로부터 국새를 받았다. 그러나 조선은 명나라 국새 모조품을 숨겨두고 왕위 계승 때 청나라 몰래 사용하기도 했다. 어떤 것이든 명실상부한 국새라고 할 수는 없다.

조선은 중국에서 받은 국새를 왕위 계승이나 외교문서 작성 등에만 사용했다. 일상적으로는 국왕행보, 국왕신보 등 어보(御寶)를 만들어 사용했다. 또 왕실용 인장으로 여러 가지 어보가 있었다. 하나의 국새와 다수의 어보가 존재했던 셈이다. 제대로 국새를 만든 것은 대한제국 수립 이후다. 대한국새, 황제지새, 황제지보 등이 만들어졌다. 해방 이후에는 국새가 네번 만들어졌다. 1·2대 국새는 은으로, 1999년 3대부터는 봉황 모양의 금으로 만들어졌다.

2007년 4대 국새를 만드는 과정에서 800~900g의 금이 빼돌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국새를 만든 장인이 그 금으로 10여명의 유력 정치인들에게 금도장을 만들어 선물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사실이라면 정말 한심한 일이다. 설마 금도장이 권력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것일까?

정남기 논설위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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