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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1.10 20:41 수정 : 2011.01.10 20:41

권태선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과 이 정권의 많은 각료들을 배출해 ‘고소영’이란 말이 인구에 회자되게 한 소망교회가 새해 들어 또다시 세간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역에서 제외된 부목사들이 담임목사를 폭행했다고 해서다. 그런데 폭행 혐의를 받았던 부목사들에 대한 영장이 기각됐다. 경찰이 목격자의 증언도 제대로 듣지 않는 등 수사를 소홀히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소망교회를 사랑하는 성도들’이란 이름으로 부목사들의 폭행을 부인하는 글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쯤 되면 뭐가 진실인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교회 밖 사람들에겐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한 예수의 말씀을 따른다는 교회, 그 가운데서도 이른바 ‘사회 지도층’들이 다닌다는 교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부터가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그 이해 안 되는 의문이 풀린 것은 김두식 교수가 쓴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란 책을 통해서다.

“담임 목사님의 권력은 날로 강해지는 데 반해 부목사님들의 인생을 갈수록 초라해집니다. 파리 목숨에 가까운 부목사님들의 슬픈 해직 스토리에 교인들도 상당히 익숙해졌습니다. 담임 목사님보다 설교를 더 잘해 교인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부목사들에게는 자살행위와 같습니다. 설교 잘하고 교인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소문이 회자되는 순간, 젊은 부목사는 해직 1순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김 교수는 이런 참담한 일들이 벌어지는 까닭을 “교회 안에 들어온 세상이 이미 교회를 잡아먹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교회 안에서조차 삶의 의미를 찾으려면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는 세상의 가르침이 더 낮아져야 한다는 예수의 가르침을 압도해버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의 가르침이 사라진 교회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교회는 이제 한국 사회가 던지는 이 근원적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내놓아야 한다.

권태선 논설위원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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