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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1.12 21:05 수정 : 2011.01.12 21:05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등이 최근 페이스북에 5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이 기업의 가치를 500억달러로 산정했다. 5억명에 이르는 이용자 1명당 100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는 종합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나 야후 등을 웃돌 뿐 아니라 인텔의 절반, 애플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신화적인’ 액수다. 하지만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수익 모델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페이스북이 너무 비싸게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1999년의 벤처 거품 논란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국내에서도 벤처 신화 시대가 있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나온 오상수씨 등이 창업한 새롬기술이 대표주자였다. 새롬은 다이얼패드로 미국 인터넷전화 사업에 진출하면서 화려한 벤처 신화를 써나갔다. 삼성한테서 당시로서는 거액인 880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창업 6년여 만인 1999년 12월14일 주가가 주당 200만원(액면가 5000원 기준)을 넘어섰다. 당시 새롬의 시가총액은 2조4700억원대로 금호·롯데·동아·코오롱 그룹의 시가총액을 합한 것보다 많을 정도였다. 그러나 신기술로 각광받던 다이얼패드는 수익 창출에 실패했다. 2002년 11월 오씨가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새롬의 벤처 신화는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엊그제 이명박 대통령이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젊은이가 우리나라에서도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지원책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1999년 국내 벤처 거품이 커진 데는 정부의 과도한 벤처 육성책도 한몫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원보다는 벤처 생태계가 활성화하도록 정부 간섭을 줄이고 규제를 완화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 ‘페이스북 신드롬’에 현혹돼 부처마다 생색내기용 지원책만 경쟁적으로 내놓다가 또다시 벤처 거품만 키우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석구 선임논설위원 twin8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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