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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2.08 19:07 수정 : 2011.02.08 19:07

압두왈리 압두카디르 무세는 1885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법정에 선 해적이다. 2009년 4월 미국 화물선 머스크 앨라배마호를 습격했다가 동료 3명은 저격되고 혼자 체포돼 이송됐다. 4월21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선 무세의 나이가 쟁점이 됐다. 157㎝도 되지 않아 어린 흑인소년으로 보였지만, 나이를 입증할 아무런 자료도 없었던 탓이다. 청소년이라면 형량과 구금시설 등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사생활 보호 등 재판 절차도 복잡해진다.

앤드루 펙 판사는 방청객을 내보내고 법정을 비웠다. 그러고선 통역을 통해 소말리아에서 국제전화로 연결된 무세의 아버지 증언부터 들었다. 무세의 아버지는 아들의 생일이 1993년 11월20일로, 이제 겨우 15살이라고 말했다. 나이 많은 형들의 꾐에 빠졌을 것이라며 아들의 선처도 호소했다. 하지만 이어 증언에 나선 뉴욕시경의 형사는 무세가 실제론 18살에서 19살 사이라고 자신에게 털어놓더라고 전했다. 그는 현장조사단의 일원으로 아프리카도 다녀왔다. 판사는 경찰 쪽 주장을 받아들였고, 무세는 1년 만인 지난해 5월 유죄를 인정했다. 플리바게닝 덕분에 종신형에 해당하는 해적행위 등 중요 혐의는 면했지만, 그래도 27년~33년9개월의 실형은 각오해야 한다. 선고는 오는 16일이다.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에 대한 해양경찰 수사가 마무리돼, 곧 재판이 시작된다. 체포된 해적들이 혐의를 부인하는데다 10대들도 있을 것으로 보여, 재판 과정에서 이런저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들 역시 무세와 마찬가지로 정부 기능이 마비된 소말리아 북부 푼틀란드 출신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작된 독일 컨테이너선 납치 해적 재판도 나이 등 신원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으로 해적재판을 치르게 된 한국 검찰이나 법원의 준비는 잘 돼 있는지 궁금하다. 여현호 논설위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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