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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06 20:48 수정 : 2011.04.06 20:48

한승동 논설위원

일본 전통 건강식품 낫토(納豆)는 섭씨 40도 정도의 온도를 약 20시간 유지해야 하는 발효 공정이 품질을 좌우한다. 도쿄 인근 낫토 공장들 중 이번 지진 피해를 입지 않았거나 가벼운 피해였는데도 제대로 제품 생산을 못하는 곳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계획정전’으로 안정적인 전기 공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제빵·제과 업체들도 사정이 비슷해서, 간토지방 빵 공장의 3분의 2가 그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단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 통신기지국,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부품들 공장도 마찬가지다. 전자기기 배선기판에 없어서는 안 되는 얇은 구리 막판을 생산하려면 며칠 동안 계속 전기를 흘려줘야 한다. 수정발진기·진동자 등의 원재료인 인공수정 양성도 3~6개월 고온·고압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전기가 잠시라도 끊어지면 품질에 문제가 생긴다. 일본은 물론 세계 자동차산업에 타격을 가하고 있는 동일본 부품벨트지대의 자동차 부품 생산 차질도 주요 원인이 초기의 직접적인 지진 피해에서 원전 사고로 인한 2차 피해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닛케이 비즈니스> 설문조사를 보면, 일본 경제·산업계가 이번 재난피해 중 가장 걱정스럽고 또 그 영향력이 오래갈 것으로 예상한 항목 중 하나가 바로 ‘전력 부족’이다. 전력 부족은 유통부문에 타격을 주고, 고층빌딩 엘리베이터와 상하수도 작동에도 문제를 일으켜 부동산 경기까지 끌어내리며, ‘과잉 자숙’ 분위기에도 영향을 줘 지진 이후 진행중인 ‘메이드 인 재팬’ 브랜드 훼손의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원전 사고가 상징하는 일본 전력정책의 총체적 실패로 인해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은 더 갈 것으로 보이는 전력사정 악화가 금융공황 충격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려던 일본 경제에 다시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승동 논설위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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