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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20 20:06 수정 : 2011.04.20 20:06

김종구 논설위원

불교에서 절은 횟수에 따라 3배, 9배, 53배, 3천배 등으로 불린다. 3배는 불법승(佛法僧, 부처·교법·승려) 삼보(三寶)에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겠다는 것이요, 9배는 여기에 덧붙여 몸과 말, 마음으로 짓는 삼업(三業)과 탐진치(貪瞋痴, 탐욕·성냄·어리석음) 삼독(三毒)을 맑게 하려는 것이다. 53배는 참회를 주관하는 53불에 대한 경배이며, 108배는 절할 때마다 참회해 백팔번뇌를 소멸하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스님들 중에는 평생 동안 매일 108배를 하는 분도 많다. 청담 스님은 1963년 도선사에 ‘108참회도량’을 세운 뒤 열반할 때까지 매일 108배를 했다. 108개 사찰을 돌며 108배를 올리고 108염주를 만드는 ‘108산사 순례기도회’를 주관하는 혜자 스님은 청담 스님의 상좌 출신이다.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의 부인 김윤옥씨가 강원도 영월 법흥사에서 열린 법회에서 ‘연화심’이라는 법명을 받았는지를 두고 시끄러웠던 적이 있는데 그 법회가 바로 108산사 순례기도회였다.

성철 스님은 생전에 3천배를 한 사람만 만나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3천배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3천배를 하는 고통을 감당할 만큼의 신념과 의지가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곤 했다고 제자들은 회고한다. 성철 스님 문하에서 3년간 참선 정진했던 박성배 교수(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종교학과)는 1965년 해인사로 출가하러 갔을 때 21일 동안 매일 3천배씩 무려 6만3천배를 했다고 한다.

현 정권의 종교 편향 문제로 불교계와 갈등을 빚어온 한나라당에서 엊그제 불자 의원 20여명이 조계사를 찾아가 100배를 했다. 부처님 앞에 절하는 동안 자신이 지은 허물과 죄를 참회하는 것을 예참(禮慘)이라고 한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과연 어떤 예참문을 외웠을까.

김종구 논설위원 kj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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