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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24 19:47 수정 : 2011.04.24 19:47

정재권 논설위원

미국의 비영리 탐사전문 온라인 언론사 <프로퍼블리카>(www.propublica.org)가 퓰리처상을 2년 연속 수상해 화제가 됐다. 헤지펀드의 탐욕을 심층취재한 두 기자 제이크 번스틴과 제시 아이싱거가 영예의 1차 당사자이겠지만, 이 언론사의 후원자인 허버트 샌들러(80)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샌들러는 2007년 프로퍼블리카가 설립된 뒤 해마다 1000만달러를 내놓아 비영리 탐사보도의 물적 토대를 제공했다.

샌들러는 널리 알려진 ‘기부천사’다. 그는 아내 매리언 샌들러와 함께 40여년을 운영해온 금융회사 골든웨스트파이낸셜을 2006년 매각해 24억달러를 손에 쥐었다. 두 사람은 이 가운데 13억달러를 자신들의 이름을 딴 샌들러재단에 기부했다. 재단은 프로퍼블리카뿐 아니라 환경, 의료, 인권 등 다양한 영역의 사회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샌들러에겐 다른 ‘얼굴’도 있었다. 그는 대출 상품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세상에 처음 내놓아 큰 히트를 쳤다. 그의 금융회사는 “지구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성 높은 머니 머신”으로 종종 묘사됐다. 그러나 2006년 주택시장이 폭락하고 모기지로 고통받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샌들러는 비난의 대상으로 추락했다. 미국 <엔비시>(NBC) 방송은 “탐욕스러운 은행가”로 조롱하기도 했다.

그런 샌들러가 기부를 통해 명예를 잃지 않고 존경받는 인물로 자리매김했으니, 역시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산다’는 우리 옛말이 틀리지 않는다. 한국 사회는 어떨까? 마침 재벌닷컴은 지난 20일 주가를 기준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1조원이 넘는 ‘1조 클럽’ 주식부자가 15명이라고 발표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8조원이 넘는다는데, 한국의 부자들은 개인적으로 자발적인 공익 기부를 얼마나 하는지 궁금하다. 정재권 논설위원 j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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