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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26 20:12 수정 : 2011.04.26 20:12

곽병찬 논설위원

출산과 함께 엄마의 체내에서 급증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아기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신뢰의 원천이 되며, 산모가 느끼는 충만함과 행복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신뢰와 기쁨의 원천이 되는 이 물질이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까닭이다.

신경생물학자 요아힘 바우어는 인간관계 속에서도 이 물질의 분비가 촉진되거나 또는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른 사람에게서 인정, 존경, 배려, 사랑을 받을 때 많이 분비되며, 역으로 누군가를 신뢰하고 존중하고 사랑할 때에도 많이 분비됐다. 옥시토신의 분비량이 많아지면 안정감, 충만감, 즉 행복감도 커졌다고 한다. 옥시토신은 사랑의 호르몬이면서 행복의 묘약이었던 셈이다. 당연히 공포감이나 증오심은 옥시토신의 분비를 위축시켰다.

이에 근거해 바우어는 인간에겐 인정·존경·배려·사랑을 추구하는 뚜렷한 정향이 존재하며, 이런 요소들이 인간의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부여 기능을 한다고 봤다.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서 인정·존경·배려·사랑을 받기 위해 행동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사람의 공격성은, 증오·모멸감·불신 등의 감정이 생겨 동기부여 체계가 파괴됐을 때 나타난다고 했다. 특히 유소년기에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 동기부여 체계가 손상되고, 공격성도 커진다고 한다. 인간 본성을 이기적이라고 본 찰스 다윈의 적자생존이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론에 맞서는 주장이다. 도킨스는 이타적 행동조차 유전자의 위장된 이기심이라고 간주했다.

누구나 행복감이 인정·존중·배려의 감정에 비례한다는 걸 안다. 욕망 충족도 행복감에 영향을 끼친다. 기본 욕구가 결핍된 상태에서 행복할 순 없다. 그러나 욕망은 채울수록 커지는 만큼 한계가 분명하다. 인간본성을 이기적이라고 단정하기 힘든 이유다. 그것이 시장근본주의 이데올로기로 의심받는 까닭이기도 하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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