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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6.08 17:45 수정 : 2011.06.08 17:45

서울 남산 팔각정은 조선시대에 목멱신사(木覓神祠)라는 사당이 있었던 자리다.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한양의 수호신사로 북악산사와 함께 지은 사당이었으나 1925년 일본인들이 조선신궁을 지으면서 헐렸다. 광복 후 그 자리에 정자가 건립됐는데 이름하여 우남정(雩南亭)이다. 이승만 당시 대통령의 아호를 따서 지은이 이 정자 역시 1960년 4·19혁명 뒤 철거되는 운명을 맞았고, 1968년에 다시 건립된 것이 지금의 팔각정이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전신인 시민회관의 명칭도 애초에는 ‘우남회관’이었다. 당시 야당은 우남회관 건립에 거세게 반발해 건물 신축 예산안을 거부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5·16 쿠데타 뒤인 1961년 10월31일 건물이 준공됐으나 1주일 뒤에 이름이 시민회관으로 바뀌었다. 1940년 문을 연 부산 용두산공원도 1957년 우남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966년에 다시 용두산공원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1960년 4월28일치 <부산일보>에는 “서대신동 경로회 홍성문씨 외 7명의 노인들이 본사를 찾아와 우남공원이란 이름을 앞으로 충무(忠武)공원으로 바꾸어 부르도록 하자는 건의문을 내놓았다. 권력에 아부하는 부패인들에 의하여 우남공원이라 불린 것이니 마땅히 충무공원으로 개칭돼야 한다는 것이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이 밖에도 우남송덕관, 우남학관, 우남로 등 이승만 우상화를 위한 기념조형물이 수없이 많았으나 4·19 뒤 대부분 철거되거나 명칭이 바뀌었다.

현 정권 출범 이후 우남애국상, 우남과학진흥상, 우남장학회 신설 등 ‘이승만 되살리기’가 착착 진행되더니 급기야는 부산 부민동에 동상까지 세워졌다고 한다. 우남공원의 아픈 기억을 안고 있는 부산에서 이승만 동상이 건립됐다는 것도 참으로 역설적이다.

김종구 논설위원 kj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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