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7.06 18:56 수정 : 2011.07.06 18:56

책을 써 받는 인세의 일부를 나누는 ‘인세 기부’가 우리 사회에서 활성화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아름다운 재단’이 2001년 인세의 1%를 기부하는 ‘인세 나눔운동’을 시작한 것이 큰 계기가 됐다. 아름다운 재단의 설명을 들어보면, 인세 나눔운동에 참여한 작가는 현재 210여명이며, 출판사도 35곳에 이른다. 기부액은 1억6000여만원가량 된다. 애초 박원순 변호사나 신경숙 작가 등 명망가들이 나섰으나, 지금은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참여가 많다고 한다.

일본에서 3·11 대지진이 일어난 뒤 작가 공지영씨는 일본에서 번역 출판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등의 인세를 일본인들에게 기부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공씨는 기부 뜻을 밝히며 “약한 인간을 위한 기도와 응원, 희망”이라는 말을 했다. 기부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엊그제 건국대 유왕진·이철규·문종범 교수가 <리더십으로 무장하라>라는 공동저서의 인세 전액을 이 대학의 환경미화원과 경비원 등을 위한 복지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세 사람은 지난 2008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교를 위해 애쓰는 이들에게 10년 동안 모두 1억원을 기부하기로 다짐했고, 그동안 해마다 1000만원씩을 내놓았다. 환경미화원들은 세 교수 연구실에 몰래 음료수를 가져다 놓는 등 작은 마음을 담아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세 교수의 훈훈한 기부 소식에 새삼 홍익대를 떠올리게 된다. 홍대는 올해 초 집단해고에 반발해 농성을 벌인 이숙희 청소노조 분회장 등 6명을 상대로 최근 2억8134만원을 손해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하루 10시간 일하고 한 달에 75만원을 받은 청소노동자의 처지에선 상상조차 가지 않는 액수다. 갈수록 흉해지는 홍대의 몰골이 차라리 안쓰럽다.

정재권 논설위원 jjk@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유레카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