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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17 19:18 수정 : 2011.07.17 19:18

안상수의 탈네모꼴 한글 글꼴은 획기적이다. 세종대왕이 천지인, 발음기관의 형상을 기본으로 획을 더하여 자모를 만들고 자모를 더하고 쌓아 글자를 만드는 한글의 원리를 만들었다면, 안상수는 가획, 가자모의 원리를 글꼴로 구현함으로써 훈민정음을 완성하였기 때문이다. 540년 만의 일이다.

지난 13일 한글박물관이 첫 삽을 떴다. 2013년 완성될 박물관에는 상설전시실과 교육체험실, 한글 관련 자료를 검색하는 한글누리 등 세 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꾸며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부각시키고 전시·체험·연구·교육을 연계 운영하는 기관으로 특화할 방침이다. 박물관의 중심인 상설전시실은 한글을 만들다, 한글을 꽃피우다, 한글을 생각하다 등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자료를 전시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2009년에 이미 허난성 안양시에 으리으리한 중국문자박물관을 열었다.

5월 말에는 터치식 휴대전화 한글자판 표준안이 만들어졌다. 천지인, 나랏글, SKY 등 업체마다 제각각이었던 것을 여론조사를 통해 ‘천지인’ 방식으로 통일하기로 한 것이다. 16년이 지나 터치폰이 기울기 시작했으니 무슨 소용일까. 가입자가 1천만명을 넘어섰고 연말까지 2천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액정식 스마트폰은 세 가지 방식 모두 표준으로 채택됐다. 중국에서는 조선어와 중국어를 포함한 6대 법정문자의 자판 입력방식 표준화 사업에 나선다고 하니 부랴부랴 만든 것이다.

한글은 천재가 만들었지만 한글 관련 사업은 정부나 기업이 진행한다. 굼뜨고 때로 뜬금없는 것은 그런 탓이다. 중국처럼 엄청난 돈을 들일 것도 아니라면 중지라도 모을 일이다. 어떻게 채울까를 지금부터 고민해도 늦지 않다. 과거지향적인 중국문자박물관이 타산지석이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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