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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9.22 19:21 수정 : 2011.09.22 19:21

흔한 남자이름인 ‘톰’(Tom)과 ‘보이’(boy)의 합성어인 톰보이가 지칭하는 대상은 여성이다. 출처는 불확실하나, 남성적인 옷차림에 남성적인 놀이를 좋아하는 말괄량이 소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활발하고 활동적이고, 개성이 뚜렷한 소녀를 상징한다.

지난봄 프랑스에서 개봉한 셀린 시아마 감독의 <톰보이>는 새 동네로 이사한 소녀 로르가 주인공이다. 로르는 남자 같은 외모 때문에 동네 소녀한테서 남자로 오인받고, 얼떨결에 남자 행세를 하게 된다. 영화는 남녀 이중 역할을 하는 로르가 빚어내는 해프닝과 사랑을 다룬다. 톰보이는 1977년에 나온 캐주얼 브랜드로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티셔츠와 청바지 등을 자유롭게 매치한 스타일로 인기를 끌었다. 강하고 쿨한 성격에 자기주장이 분명한 여성의 이미지다.

엊그제 일본 데뷔 공연 ‘놀자 인 저팬’(NOLZA in Japan)에 들어간 걸그룹 투애니원(2NE1)의 인기몰이가 대단한 모양이다. 다음달 2일까지 진행되는 여섯 차례 공연의 티켓 7만장은 발매되기 무섭게 매진됐다. 이런 인기의 열쇳말 가운데 하나가 톰보이일 듯싶다. 투애니원은 예쁘장한 걸그룹과는 차별되는 중성적 매력이 있다. 옷차림의 통일성이 없고 춤도 획일적이지 않지만, 강한 개성과 자유분방함, 뛰어난 노래 실력이 어우러져 뿜어내는 힘은 무대를 압도한다. 이런 까닭에 제이팝 시장에 진출한 다른 걸그룹들과 달리 여성팬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한 일본 신문은 “관객의 9할이 여성”이라고 보도했다.

얌전하기로 이름난 일본 관객들에게 ‘노는 언니’ 투애니원은 신선한 충격일 것 같다. 독특한 색깔을 지닌 걸그룹의 일본 진출은 한류의 폭을 넓히는 데 좋은 일이다. 정재권 논설위원 j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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