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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0.05 19:14 수정 : 2011.10.05 19:14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카를 마르크스가 부활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로 벼랑 끝에 내몰리고 미국의 빈곤 수준이 20여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마르크스의 옛 이론을 뒤적여 보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경제에 대한 회의가 피어오르자 마르크스와 함께 새삼 주목받는 이가 오스트리아 태생의 경제학자 칼 폴라니(1886~1964년)다. 폴라니가 보기에 인간은 물론이고 유한한 토지, 무한정 찍어낼 수 없는 화폐는 온전히 상품화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것들을 상품화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그 위에 자기조정 시장이라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자본주의는 위기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정 경제와 돈벌이 경제를 구별했다. 가정 경제와 돈벌이 경제는 오늘날로 치면 비시장경제와 시장경제다. 가정 경제가 사용을 위한 생산이라면 돈벌이 경제는 이익을 위한 생산이다. 폴라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의를 거론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경제에 묻어 들어가 있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를 파악해보길 요구하고 있다. 폴라니에 따르면 경제는 원래 사회의 일부였다. 그러나 근대 자본주의가 성립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사회가 경제의 일부가 됐다.

모든 것을 시장으로 밀어넣으려는 것이 자기조정 시장의 힘이라면 그것에 저항하는 힘도 사회에는 분명히 있다. 그 결과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시장조직 확대 운동과 허구적 상품을 거부하는 사회의 저항 운동이 항상 함께 일어나 서로 다투게 된다. 둘은 어느 한쪽이 압도적으로 이기는 경우는 여간해서 없으며 끊임없이 갈등상태가 계속된다. 월가를 넘어 ‘함께 점령하라’로 그러한 ‘이중적 운동’의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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