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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17 19:22 수정 : 2011.11.17 21:48

글로벌 랭귀지 모니터 사이트는 매년 영어 낱말, 구절, 인명별 톱10을 발표한다. 올해의 1위는 ‘점령하라’(낱말), ‘아랍의 봄’(구절) ‘스티브 잡스’(인명)다. 구절 항목의 톱10을 보면 영국 왕실 결혼식, 화와 분노, 기후 변화, 대불황, 타흐리르 광장 등에 이어 붕가붕가(bunga bunga)가 8위에 올랐다.

사전에도 없던 말이 올해를 대표하는 영어 구절로 오른 것은 순전히 우연과 일부 오해 덕분이다. 호기심 많은 영국의 <비비시>(BBC) 방송이 취재해 보도한 걸 보면, 문제의 섹스 파티 제안자는 베를루스코니가 아니라 그의 30대 애인인 독일 배우 사비나 베간(베가노비치)이었다고 한다. 베간은 붕가와 비슷한 발음 때문에 붕가붕가란 별명이 있었는데, 파티 이름은 그의 별명을 따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성적으로 문란한 베를루스코니 덕분에 단순한 의성어 붕가붕가는 난잡한 섹스를 뜻하는 말로 다시 태어났다.

사실 이 말의 판권은 우리에게 있다. 수컷 강아지가 사람이나 다른 물건에 들러붙어 교미 흉내를 내는 짓의 은어로 쓰인 지 오래다. 이 말이 공식적으로 쓰이게 된 것은 ‘장기하와 얼굴들’이 소속한 기획사 겸 음반제작사 ‘붕가붕가레코드’가 뜨면서부터다. 드러내놓고 하는 붕가붕가의 공개성이 ‘주류음악과 인디음악의 중간 지점인 대중지향적 인디음악을 상징’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이름지었다고 한다. 영어 말의 폐쇄성, 은닉성과 대비된다.

권력형 붕가붕가 족은 많다. 클린턴이나 젊은 부시, 스트로스칸… 등. 궁정동 붕가붕가 파티는 한국 현대사의 전환점이었다. 성희롱 발언(집단 모욕죄)으로 1, 2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박원순·안철수 저격수 강용석 의원도 의심된다. 그는 최근 인기 개그맨 최효종씨를 국회의원 모욕죄로 고소했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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