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2.08 19:20
수정 : 2012.02.08 19:20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병력 일부를 한국에 배치하는 문제를 미국과 일본이 협의하고 있다는데, 우리 국방부 관계자는 전혀 모르는 얘기란다. 논의도 검토도 한 적 없다며, “그렇게 되길 바라는 사람이 있어 그런 보도가 나오게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미·일이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원 8000명과 딸린 가족 약 9000명을 미국령 괌으로 옮기기로 합의한 게 2006년이다. 이전비용 102억7000만달러 가운데 60억9000만달러를 일본이 대기로 했고, 이미 그 상당부분을 매년 지급해왔다. 그런데 후텐마 미군기지 오키나와 내 이전에 오키나와 주민들이 격렬히 반대하는 우여곡절 끝에 미·일 정부가 괌 이전 규모를 8000명에서 4700명으로 줄이고, 나머지 3300명을 여러 나라에 순환배치하는 방식을 검토하면서 한국도 대상국에 포함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지난 7일 보도했다. 한국도 그만큼 돈을 더 내라는 얘기로 들린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공식환율 기준으로 약 1조2000억달러, 실질 구매력지수로 환산하면 1조5000억달러다. 이에 비해 북의 국내총생산은 280억달러(2009년), 구매력지수로 환산하면 400억달러(2011년 추산). 남쪽은 2011년 국방비만 300억달러에 이른다. 국방비가 국내총생산의 2.7%(올해 정부 총예산의 약 10%)이니 이를 구매력지수 환산 국내총생산에 대입하면 400억달러가 넘는다. 올해는 그보다 5%가 더 늘었다.
이 수십 대 1의 힘의 불균형 속에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며, 오키나와 미군까지 옮겨오겠다는 건 또 무슨 얘긴가? 미·일이 그렇게 결정하면 우리는 무조건 따라야 하나? 하기야 그걸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혹시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도 그 준비작업이 아닌지 궁금하다.
한승동 논설위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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