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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15 19:16 수정 : 2012.02.15 20:58

보도의 역사에서 오보는 고질과 같다. 원인도 가지가지다. 어떤 일을 남보다 먼저 전하려고 의욕을 부리거나, 특종 욕심에 사로잡혀 어떤 사실을 과잉해석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엔 착오로 산 사람이 죽은 사람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오보의 피해는 막대하다. 개인과 단체의 명예를 해칠 뿐 아니라 여론이나 판단을 오도한다. 보도기관의 신뢰성에도 큰 손상을 입힌다. 그래서 보도기관은 사후에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고침난을 운영한다. 최근엔 시민들의 인권의식이 커지면서 적극적으로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오보 중에서 가장 악질적인 것은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꾸며 보도하는 날조이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날조 보도는 1989년 <아사히신문>의 산호초 훼손 사진 사건이다. 아사히는 당시 산호에 ‘KY’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사진을 바닷속까지 자연훼손을 한 상징으로 석간 1면에 보도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문제제기로 그 글씨가 사진기자가 일부러 새겨 넣은 것이 밝혀졌다. 이 신문은 사건 발생 5개월 뒤 ‘산호 손상 사건의 조사보고’라는 4쪽짜리 정정기사를 냈고, 사장이 사퇴했다.

일전에 <조선일보>가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과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편집위원 사이에 오간 이메일을 단독 입수해 대서특필하면서 날조를 했다. 김정남이 연평도에 대해 한 언급을 마치 천안함에 대해 한 것처럼 슬쩍 바꿔치기한 것이다. 그리고 파문이 일자, 문제의 대목은 다른 곳에서 취재한 것이라는 아리송한 해명을 한 뒤 더는 말이 없다. ‘한국 최고’를 자부하는 신문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다. 독자로서 ‘날조 그 이후’의 소식을 듣고 싶다.

오태규 논설위원 ohtak@hani.co.kr, 트위터·페이스북 @ohta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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