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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04 19:14 수정 : 2012.03.04 19:14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부터 모두 다섯 차례의 3·1절 기념사를 했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전통적으로 대일정책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무대로 인식돼 왔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을 비판하는 문구를 애써 넣지 않았다. 연설 초안에 일본을 비판하는 내용이 있으면 빼도록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이 대통령이 올해 기념사에선 작심하고 군대 위안부 문제를 길게 거론하면서 일본을 강하게 질타했다.

“군대 위안부 문제만큼은 여러 현안 중에서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인도적 문제”라며 고령인 이들이 숨지면 “일본은 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영원히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도 일일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지난해 12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로 갈등을 빚은 뒤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이 와중에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주재 특별기자가 일본의 극우잡지인 <윌> 4월호에 ‘위안부를 ‘국가대표’로 하는 나라’라는 글을 썼다. 더욱 고약한 것은 이 잡지의 목차 제목은 ‘매춘부를 ‘국가대표’로 하는 나라’로 돼 있다는 점이다. 구로다는 이 글에서 지난해 말 보신각 타종식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초대된 사실, 일본대사관 앞 1000회 시위와 평화 기념비 설치를 들먹이며 위안부가 국민대표로 받들어 모셔졌다고 비아냥했다. 또 정부가 이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고, 언론이 이들이 숨졌을 때 부음기사를 쓰는 것을 거론하며 마치 ‘독립유공자’ 취급을 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그가 30년 동안 주재하며 수많은 혐한·반한 기사를 써댔지만 이번이 절정이다. 그에게 묻고 싶다. 그럼 일본은 ‘전범’을 국가대표로, ‘몰염치’를 국가정신으로 삼는 나라냐고?

오태규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 @ohta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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