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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6.05 19:10 수정 : 2012.06.05 19:10

미국 백악관의 남쪽 잔디밭엔 140㎡ 정도의 채마밭이 있다. 작지만 상추·오이·브로콜리 등 50여가지 채소가 자란다. ‘밭짱’은 다름 아닌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밭 이름도 미셸 텃밭이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는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가꿨다는 왕비의 텃밭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영국 런던의 ‘여왕의 텃밭’이다.

버킹엄궁 뒤뜰에 있는 36㎡ 남짓한 이 텃밭엔 채소 이외에 멸종위기 식물종들도 자란다. 여왕까지 나설 정도로 런던 시민들의 텃밭 사랑은 세계 최고다. 공공임대 텃밭은 10년 가까이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올 정도인데, 정원 등을 이용한 도시농부는 전체의 14%나 된다. 여기서 생산되는 과일이나 채소는 매년 23만여t으로, 런던 전체 수요의 18%를 충당한다.

자급률로 가장 모범적인 도시는 러시아의 모스크바다. 전체 가구의 65%가 모스크바 전체 수요의 80%를 생산한다. 역사가 깊기로는 독일만 한 곳이 없다. 19세기 후반부터 도시민에게 소형 가족농장 보급운동이 펼쳐졌고, 지금은 도시농업 관련 협회나 단체가 1만5000여개에 이른다. 참여율이 가장 높은 곳은 쿠바의 아바나이며, 채소의 50%를 자급자족한다. 미국 뉴욕에선 옥상 텃밭을 운영하는 빌딩만 600여개가 된다.

최근 한강 노들섬에서 벼농사를 두고 말이 많았다. 그 비싼 땅에 논농사가 무슨 망발이냐는 것이다. 일본 도쿄엔 긴자농업주식회사가 있어, 2009년부터 긴자 한복판에서 논농사를 짓는다. 모내기부터 잡초 뽑기 그리고 수확까지 모두 시민들이 한다. 긴자의 땅값은 서울 명동의 서너배다. 긴자의 논농사는 식량 생산과 자립, 생명과 자원의 순환, 소통을 통한 공동체 회복 등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추구한다. 이런 가치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도시농업박람회가 14~17일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린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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