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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우주탐사 / 정영무 |
미국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공포의 7분’이라는 고난도의 착륙 과정을 통해 화성에 안착했다. 큐리오시티는 낙하산과 로켓을 이용해 낙하 속도를 줄인 뒤, 헬리콥터 같은 스카이크레인이 줄로 서서히 지상에 내리는 방식을 택했다. 큐리오시티가 착지하면 스카이크레인은 공중에서 연결을 끊음과 동시에 먼 곳으로 튕겨나가야 한다. 앞서 큐리오시티를 실은 탐사선은 시속 2만1000㎞의 속도로 화성 대기권을 뚫고 들어가 섭씨 1600도의 마찰열을 견뎌냈다.
우주탐사에서 착지만큼이나 어려운 게 로켓 발사다. 로켓 발사 성공률은 발사 사업이 일상화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극히 낮다. 로켓의 사고율이 터무니없이 높은 이유는 그 속도에 있다. 로켓은 초속 8km를 내지 않으면 우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없다.
초고속 추구가 로켓의 명제이기 때문에 기체는 최대한 가볍게, 엔진은 극한까지 효율을 높일 것이 요구된다. 예컨대 지름 4m, 길이 40m에 이르는 일본 H-IIA 로켓의 외피 두께는 맥주캔처럼 얇다고 한다. 물론 경량화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경량화하는 한편으로 엔진 효율은 극한까지 올려야 한다. 이율배반적인 조건 속에서 양쪽의 요구가 수렴되는 실낱같은 해결책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실패율은 시간이 지나도 내려가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고율 20분의 1이라고 하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리스크 높은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실패 확률이 높은 로켓을 갖고 우주비행사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두 번의 실패를 겪은 나로호가 오는 10월 외나로도에서 3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그나마 1단 로켓은 러시아에서 가져온 것으로 우리나라는 아직 발사체 기술도 없는 형편이다. 소망대로 성공한다면 2018년께 한국형 발사체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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