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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8.22 19:22 수정 : 2012.08.22 19:22

“물이 흐르면 자연히 도랑이 될 것이다.” 1992년 한-중 수교를 위한 고위급 회담에서 당시 리펑 총리가 양국 관계의 장래를 낙관하며 한 말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한-중 관계는 큰 강이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중국 수출액은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40% 더 많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국은 4조위안을 쏟아부어 8%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갔고, 그 덕에 우리나라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산업연구원은 2010년 상반기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에서 대중국 교역의 성장기여율이 52%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4%포인트 떨어진다고 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다.

중국 정부는 1998년부터 사회안정을 위해서는 8%대 성장을 지켜야 한다는 관점에서 바오바(保八) 정책을 시행해 왔다. 연간 130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선 그 정도 성장은 이뤄내야 한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숫자 8은 부를 축적한다는 뜻의 파차이(發財)와 발음이 비슷해 중국인들이 좋아한다. 그래서 올해 이례적으로 성장률 목표치를 7.5%로 내려 잡은 중국 경제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선거를 통해 집권한 것이 아니어서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 그 대신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국민 생활수준의 향상이 공산당 통치를 정당화시켜 준다. 이른바 업적 정당성으로, 6~7%의 경제성장률을 공산당의 생명선이라고 한다. 만약 이 정도의 경제성장을 달성하지 못하면 사회문제가 표출되고 불만이 폭발해 권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업적 정당성이 위협받으면 바오바 포기와는 비교되지 않는 충격이 올 수도 있다. 올해는 중국 지도부 교체기여서 성장목표 미달의 오점을 기록할 가능성은 적다고 한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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