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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05 19:15 수정 : 2012.09.05 19:15

올 연말 미국 대선은 지배계급의 대명사인 와스프(WASP, White Anglo-Saxon Protestant), 즉 앵글로색슨계의 백인 신교도가 주요 후보로 나서지 않은 최초의 대선으로 기록되게 됐다. 모르몬교도인 밋 롬니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탓이다. 롬니의 러닝메이트인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조 바이든 부통령은 모두 가톨릭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신교도지만 백인이 아니다.

모르몬교도인 롬니가 공화당 후보가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공화당은 1888년 정강정책에 일부다처제 등을 이유로 모르몬교를 배척하는 문구를 공식 채택했다. 그로부터 124년 뒤 모르몬교 지도자의 후손인 롬니가 공화당 후보가 됐다. 롬니의 증조부는 5명의 부인을 둔 모르몬교도였는데, 일부다처제 확산을 기도했다는 이유로 연방정부한테 쫓기는 도망자였다. 모르몬교의 주류인 후기성도교회는 1890년 일찌감치 일부다처제를 포기했지만, 오늘날까지도 일부 근본주의 그룹은 이를 유지하고 있다.

독실한 모르몬교도인 롬니는 1980년대 보스턴 지역사회의 목회직인 감독(bishop)을 맡았고, 나중에는 교구에 해당하는 스테이크의 최고위직인 회장이 됐다. 교회 동료들은 당시 롬니가 무보수로 일주일에 20시간씩 헌신적으로 일했다고 증언했다.

지난 6월 갤럽 조사에선 모르몬교에 대한 미국인의 태도가 오랜 세월 동안 그다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르몬교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이가 18%였는데, 이는 1967년의 17%와 큰 차이가 없다. 모르몬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정치와 종교는 별개라는 인식도 상당하다.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선 대다수 미국인들이 롬니가 모르몬교도라는 게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백기철 논설위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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