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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오하이오 / 오태규 |
역대 공화당 후보 가운데 이곳에서 지고도 미국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없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곳에서 패하고 대통령이 된 사람은 민주당의 존 에프 케네디가 유일하다. 이곳은 이제까지 배출된 43명의 미국 대통령 중 율리시스 그랜트(18대), 러더퍼드 헤이스(19대), 제임스 가필드(20대), 벤저민 해리슨(23대), 윌리엄 매킨리(25대), 윌리엄 태프트(27대), 워런 하딩(29대) 등 7명을 배출한 유서 깊은 곳이다. 선거 때마다 지지 후보가 달라지는 대표적 경합주(스윙 스테이트)다. ‘오하이오가 가면 미국이 간다’는 말까지 생겼을 정도로, 항상 미국 대선 승리에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다.
1930년 이래 최고의 박빙 선거로 꼽히는 2012 대선에서도 오하이오는 11개의 경합주 가운데 가장 뜨거운 격전장이 됐다. 지난 선거 때 이곳에서 승리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막판에 사흘 연속 이곳을 방문해 표를 다졌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도 마지막 유세 장소를 자신의 별장이 있는 뉴햄프셔에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로 급히 변경했다. 마지막 광고 물량도 거의 이곳에 쏟아부었다. 두 후보 모두 18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오하이오를 잃고는 승리가 난망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오늘 드러나겠지만, 이번도 이곳의 승자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게 확실시된다.
우리나라에도 대선판을 좌우하는 ‘한국판 오하이오’가 있다. 충청권이다. 충청권은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1987년 이후 92년 14대 대선부터 오하이오 같은 역할을 해왔다. 여기서 이긴 사람만이 대선 승리자가 됐다. 특히 박빙이었던 15대(김대중-이회창-이인제)와 16대(노무현-이회창) 선거에서 충청 표의 위력은 컸다. 최근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과 이에 대한 반발은 대선을 앞둔 충청권 쟁탈전의 서막이다.
오태규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 @ohta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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