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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2.16 19:14 수정 : 2012.12.16 19:14

1970년대 대학생이라면 반쯤 접어서 뒷주머니에 끼고 다니고 싶어했던 시사주간지가 <타임>과 <뉴스위크>였다. 가난한 대다수 대학생들에겐 그림의 떡이었지만, 두 잡지를 즐겨 읽던 학생들을 유심히 보면 그 성향을 눈치챌 수 있었다. 타임은 베트남전 옹호 쪽이었고, 뉴스위크는 반전 쪽 입장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선 뉴스위크가 많이 팔렸으니, 베트남전에 대한 지식인 사회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뉴스위크는 미국이 대공황 속에 허덕이던 1933년 창간됐다. 창간자는 10년 전 출범한 타임에서 외신담당 편집장을 맡았던 토머스 마틴이다. 뉴스위크는 편집 방향이나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타임과 차별화 전략을 추구했다. 까다로운 문어체 대신 구어체의 쉽고 간결한 문장을, 보수 쪽보다 리버럴 입장을 취했고, 사진을 많이 싣는 등 현장성을 강화하고, 간결하고 명료한 디자인을 추구했다.

베트남전은 독자 및 영향력 확대의 분기점이 됐다. 1961년 뉴스위크를 인수한 <워싱턴 포스트>는 베트남전에 대해 시종 의문을 제기했고 이는 지식인 사회를 사로잡았다. 이 기간 뉴스위크는 300만 독자의 고지에 올라 이 규모를 유지했다.

이런 뉴스위크 왕국이었지만,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2007년부터 급속히 악화된 수익이 2009년까지 3년 만에 무려 38%나 감소했다. 결국 2010년 오디오 전문가 시드니 하먼에게 단돈 1달러에 넘어갔고, 결국 올해 12월31일을 마지막으로 종이판이 사라지게 됐다. 2007년은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해였다. 이후 미국인의 절반 이상은 디지털로 뉴스를 본다고 한다. 디지털화만 탓할 순 없다. 타임은 여전히 건재하다. 때문에 리버럴과 보수 쪽 사이를 오간 편집 방향의 불확실성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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