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12.20 02:22 수정 : 2012.12.20 08:56

원자번호 6번의 탄소(C)는 고대인들도 목탄과 검댕 등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카본이라는 이름은 프랑스 화학자 앙투안 라부아지에한테서 처음 얻었다. 92개 천연원소 가운데 탄소는 겨우 지각의 0.048%를 구성하는 15번째 원소이지만 생명의 기원을 이루는 중요한 원소의 하나다. 광합성·호흡·대사 등 모든 생명현상이 유기물(탄소가 중심이 되는 화합물)에 의한 것이고, 생명의 원천인 디옥시리보핵산(DNA)과 단백질도 탄소화합물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생각도 유기물에 의해 움직이는 뇌 활동의 결과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탄소가 인류 문명의 근간이라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이들은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탈탄소는 ‘선’으로, 탄소는 ‘악’으로 인식되는 데 적이 우려를 나타낸다. 지구의 위기는 화석연료의 지나친 낭비에서 왔음에도 탄소를 주범으로 모는 것은 익사할 위험에 놓였던 사람이 수소와 산소를 원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인류가 탄소문명을 일궈냈지만 지구온난화를 초래한 것은 탄소가 차지하는 위치를 인식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올바른 ‘탄소문화’를 창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화학자들은 지적한다. 대한화학회가 올해 ‘탄소문화상’을 만든 배경이다.

탄소는 중용의 원소로 일컬어진다. 전자를 잘 내주는 수소와 잘 받아들이는 산소 사이에서 중용의 미덕을 발휘해 에너지 순환의 중심 구실을 한다. 이산화탄소가 수소를 만나면 산소를 내주고 자신은 탄수화물이 된다(광합성). 이렇게 만들어진 탄수화물은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로 변하면서 에너지를 생명체에게 내준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미명 아래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이명박 정부 덕에 ‘탈탄소’ 구호의 주가가 떨어진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유레카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