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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2.19 19:17 수정 : 2013.02.19 22:22

전남 장성에 있는 육군보병학교의 교훈인 ‘나를 따르라’는 미국 육군보병학교 구호에서 따온 것이다. 이 구호의 유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치열한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필리핀의 레이테섬 전투에서 미군 보병 24사단 34연대장이었던 오브리 뉴먼 대령이 부하들을 독려한 데서 비롯됐다. 1944년 10월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미군의 레이테섬 상륙 작전은 일본군의 거센 반격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병사들이 계속 쓰러져 나가는 상황이었다. 이때 뉴먼 대령은 “일어나 돌진하자. 나를 따르라”고 부대원들을 독려하며 일본군 공격에 앞장섰고 결국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 뒤 이 구호는 24사단 구호로 채택됐고 미 육군 보병 전체와 보병학교 구호로 자리잡았다. 훗날 소장까지 진급한 뉴먼은 <나를 따르라: 리더십의 인간적 요소>를 비롯해 ‘나를 따르라 리더십’에 대한 세 권의 저서도 남겼다.

군에서 가르치는 ‘나를 따르라’ 리더십의 요체는 희생, 솔선수범, 부하들에 대한 사랑 등이다.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지휘관이 참호 속에 안전하게 숨어서 부하들에게 “돌격 앞으로”를 외쳐봤자 따를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군에서도 일선 소대장 등 초급지휘관 때는 ‘나를 따르라’가 강조되지만 계급이 올라갈수록 점차 거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방식의 돌격형 내지 진두지휘형 리더십이 부대 규모가 커지고 임무가 복잡다단해지는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최근 발표된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선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를 두고 ‘나를 따르라’ 리더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솔선수범과 헌신도 좋지만 보병 소대장도 아닌 국가 최고지도자가 모든 것을 챙기고 ‘나를 따르라’고 다그치는 것은 본인이나 국가 모두의 불행이 아닐까.

김종구 논설위원 kjg@hani.co.kr

[한겨레캐스트]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무능’,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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